인공지능 챗봇에게 설득당한 음모론자

 

음모론은 사회에 큰 해를 끼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은 2020년 대선 조작 음모론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 또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백신 접종률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음모론은 불신과 불안을 증폭시키며,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AI 기술의 발달과 함께 AI 챗봇이 음모론 신봉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AI 챗봇이 음모론 신봉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의 신념을 변화시킬 수 있음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약 1,000명의 음모론 신봉자들과 AI 챗봇을 통해 대화를 나누었으며, 그 결과 많은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신념을 굽히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대화는 짧았지만, 그 효과는 매우 강력했다.

 

AI 챗봇의 논리적 설득 방식

 

연구 참가자들은 AI 챗봇과 약 8분 동안 대화를 나누었으며, 챗봇은 음모론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그 오류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 대화를 통해 음모론에 대한 확신은 평균 21% 감소했으며, 25%의 참가자들은 자신의 신념에 대한 확신이 크게 약해졌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설득력은 기존의 감정적 대화 방식과 다르게 AI가 논리적 접근을 통해 신념을 흔드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음모론 신념 변화의 어려움

 

음모론 신봉자들은 외부의 정보나 논리에 저항하고 자신들의 신념을 더욱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그들이 기존의 믿음을 보호하려는 ‘확증 편향’ 때문이다. 그러나 AI 챗봇은 감정적 요소를 배제하고 논리적 접근을 통해 이러한 방어적인 태도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AI 챗봇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꾸준히 논리적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과는 차별화된 설득력을 보였다.

 

AI의 사회적 잠재력

 

이번 연구는 AI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서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음모론을 신봉하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AI 챗봇이 설득력을 발휘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잘못된 정보를 교정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연구진은 AI가 음모론뿐만 아니라 편향된 사고나 잘못된 정보에 맞서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러한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레퍼런스: Costello, T. H., Pennycook, G. & Rand, D. G. Science 385, eadq1814 (2024).